김범영 소설[유  산]제1편 

 알라후...아크바르...

 

알라후....아크바르...

 

앗슈하드 알라 하 일라 하 일랄라....

 

앗슈하드 안나 하 무함 마다르 랏슐라...

 

코란을 낭송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을 보니 점심때가 가가워진 모양이다.

 

리비아 벵가지에 위치한 d건설 현장,

 

 

 

 

 

지중해 해안가에 현장 캠프가 있었다.

 

이번주에 근로자들을 위해 틀어 줄 비디오 테잎을 검토하던 봉수는 코란 소리를 듣고

비디오를 끄고 캠프 밖으로 나왔다.

 

 

d건설 비디오 담당.

김봉수.

이제 나이 28세.

아직 미혼이다.

리비아에 비디오 기술자로 온지 이제 58개월.

 

 

5년을 채우려면 이제 2달 남았다.

 

5년만 채우고 꼭 귀국하리라 다짐했지만.

 

요즘 다시 연장근무를 하라고 회사에서 요청을 해왔다.

 

 

 

 

[언제 장가 가라구요?]

봉수는 한마디로 거절했다.

 

[임마! 여기에도 여직원 많잖아! 하나 골라주랴?]

노무과장이 물러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며칠간 시간을 달라고 임시 자리를 피했던 봉수는 어젯밤 꿈이 마음에 걸렸다.

 

군인 장교가 꿈속에서 아버지를 데리고 가려는 것을 봉수가 못데려가게 막아섰더니.

군인 장교가 하는 말.

[일주일 후 다시와서 데리고 갈 것이다. 명심해라 7일이다.]

군인은 그렇게 말을 하고 가 버렸다.

 

일주일...

 

봉수는 자꾸만 그 말이 마음에 걸렸다.

 

 

 

 

 

 

[집에 급한일이 생겨서...]

봉수는 그날 저녁 결국 귀국 신청을 하고 말았다.

 

[갔다가 아무일 없으면 다시와!]

노무과장이 봉수의 꿈속 이야기를 듣고 귀국 신청을 받아주며 그렇게 당부했다.

 

그러나 사실 귀국했다가 다시 제자리로 오긴 힘들었다.

 

 

수만명의 근로자가 수시로 출입국하는 상황에서 다시 리비아로 온다 해도 이 현장으로 올 수 있을 지 의문이다.

 

한번 귀국하면 이 현장하곤 이별이다.

 

다행인 것은 봉수가 비디오 기술자다보니

 

보통 20여 현장을 돌아다니며 비디오를 틀어주기 때문에 벵가지 근처로 오기만 해도 다시 만나긴 어렵지 않았다.

 

 

 

 

[그놈의 꿈 때문에...]

봉수는 아쉬운 마음으로 동료들에게 이별 인사를 했다.

 

동료들은 귀국하는 봉수에게 자신의 집에 보낼 작은 선물들을 부탁했다.

봉수는 그동안 쓰다 남은 리비아 화페와 담배등을 동료들에게 골고루 나눠줬다.